한국이 그리울 때가 가끔씩 있다.

나의 경우에는 뉴질랜드에서 1년간 생활하고 이곳에 넘어 왔기 때문에 더더욱 그리울 경우가 생긴다.

이곳 바기오JIC center2에서 어학연수를 시작한지 거의 두달이 되어간다.

한국의 생활을 전혀 못 누리고 사는 것은 아니다. 또한 한국음식을 못먹는 것은 아니다.

학원에서 제공되는 점심 저녘 반찬은 훌륭한 수준으로 어떤 학생은 자기집밥보다 맛있다고 할 정도로 잘 제공 된다.

하지만 학원에서 점심으로 순대국밥, 삼겹살이 나올수는 없는 법!! 요즘 들어 부쩍 한국음식을 말하는 시간이 많아 졌다.

그리고 같은방을 쓰는 사람들끼리 이번주말에는 바기오 내에 한국음식점 탐방을 하기로 결심 했다.

금요일 저녘부터 시작된 우리의 한국음식에 대한 열정 한국식 치킨을 시켜 먹는 것으로 시작 되었다.

미스터 치킨이라는 한국식 치킨을 판매하는 곳에서 간장치킨과 파닭 양념치킨을 주문하였다.

필리핀에 치킨이 없는 것이 아니다. 이곳 사람들도 역시 즐겨 먹는게 치킨이고 KFC와 이곳에서 처음보게 된 졸리비라는 곳에서

치킨정도는 자주 접하는 메뉴이다. 하지만 한국의 그것과는 미묘한 맛의 차이가 있었으니 제일 먼저 주문하게 된 것이 치킨이 되겠다.

이 얼마만에 먹게되는 간장치킨과 양념 치킨인가!! 후라이드 치킨은 전세계 어디에서나 맛볼수 있는 메뉴이지만 한국사람의 맛에 대한

열정을 충족시켜 주지는 못하는거 같다.

토요일 날이 밝고 제일 먼저 향한 곳은 칠천각이라는 한국식 중국 음식점!! 중국음식은 이미 인터네셔널 푸드여서 어느 나라에서도

먹을수 있지만 이 한국식 중국음식이라는 독특한 먹을거리를 아는 한국인으로서는 놓칠수 없는 먹거리이다.

이곳은 한국 보통의 중국점과 같아 한국에서 먹었던 모든 중국요리를 주문할수 있고 거기에 보쌈 두부김치 삼겹살등도 먹을수 있는

그런 음식점이다. 우리는 짜장면, 짬뽕, 탕수육, 군만두 등을 주문했다. 분명 성인남자 세명이서 충분히 먹을수 있는 양이 였음에도

불구하고 삼십분도 안되어 우리의 식사는 끝이 났다.

이제 남은건 저녘을 맛있게 먹기 위해 우리의 배를 비우는 일!!

볼링장에 가서 열심히 볼링을 치다보니 어느덧 저녘 먹을 시간이 되었다. 볼링장을 빠져 나오기 전 잠시 토의를 하였지만 일주일에

한 번 고기를 구워야 하지 않겠냐는 같은 방 동생의 이야기 한마디에 만장일치로 삼겹살로 져녘 메뉴가 결정 되었고 리가다 로드에

있는 펄 삼겹살로 향하였다. 이곳은 바기오내에서 가장 저렴한 가격으로 삼겹살을 먹을수 있는 곳이자 정육점이 함께 위치하여 가장

질 좋은 고기를 맛볼 수 있는 곳이기도 하다. 삼겹살을 먹으면서 가볍게 소주 한잔을 곁드리니 바기오긴 하지만 마치 한국에 와 있는

느낌이 들었다. 이 식당은 한국인 식당이긴 하지만 가격도 싸고 요즘 필리핀 사람들도 삼겹살을 좋아해 현지인을 많이 볼 수 있는

곳입니다.

진정한 맛을 느끼기 위해 소주를 적당히 자제 하였으므로 이제는 본격적인 알콜섭취를 위해 옆가게인 지짐이로 자리를 이동

하였습니다. 지짐이는 한국의 투다리 같은 분위기의 술집으로 음식점이라기 보다는 술집입니다.

이것저것 먹고 싶은 것이 많았으나 삼겹살로 채워진 우리의 배에 남은 공간이 얼마 없는 관계로 간단히 오뎅탕과 두부김치를

주문하고 소주잔을 주거니 받거니 하며 하루를 마감 하였습니다.

일요일 약간의 덜깬 술로 인해 해장의 필요성을 느낀 우리는 세션로드에 있는 한국인 음식점 호돌이로 향했습니다.

거기서 전혀 예상하지 못했던 메뉴인 순대국밥 발견!! 그전까지 외국에서 순대국밥을 먹어 보았지만 그나마 한국에서 먹었던

순대국밥과 맛이 가장 비슷했던 순대국밥이였던거 같습니다. 이상하게 순대국밥은 외국에서 먹으면 그 맛이 제대로 나지 않습니다.

바기오JIC center2는 스파르타 코스로 운영되기 때문에 외출이 가능한 날이 토요일과 일요일이라 그주 필요한 장을 주말에 보게 됩니다.

이것 저것 필요한 생필품을 산 우리의 배에 더 집어 넣을 수 있다는 신호를 감지하고 간단히 먹을수 있는 것을 생각 하던 중 갑자기

생각난 떡볶이와 튀김들!! 이곳 바기오에서 먹을 수 있을까?? 가능 하였습니다.

올레라는 음식점에서는 주로 한국 분식류를 전문으로 판매 하였습니다. 떡볶이, 라면, 김밥, 만두, 튀김범벅등 가볍게 먹자고 들어갔지만

메뉴판을 본후에 이미 거의 모든 메뉴를 한 개씩 주문한 우리의 모습을 발견할수 있었습니다.

더 이상은 들어갈 공간이 없어!! 없을 거야!! 라고 말했지만 우리에게는 저녘이 남아 있었고, 저녘을 먹고 들어간다라는 이상한 사명감에

쌓인 우리는 다시 배에 공간을 만들기 위해 노래방에 들려 열심히 노력한 끝에 다시 배에 뭔가를 집어 넣을 수 있는 기적을 만들어

내었습니다.

부대 찌개다! 부대 찌개야! 누군가 말을 하였고, 누군가는 이의를 제기해도 이상한 상황이 아니 였지만, 우리는 부대찌개를 먹으러

의정부 부대찌개라는 곳에 들어 갔습니다. 찌개 국물에 밥을 쓱쓱 비벼먹으며 다먹고 나니 이제는 정말 배에 들어갈 공간이 조금도

남지 않았지만 주말 바기오 내에 한국음식 원정에 모두가 성공적이였다는 의견을 도출한 후 다음주에는 진호갈비라는 곳에 갈비를

먹으러 가자며 계획을 짜며 한주를 마무리 하였습니다.

조금은 극단적이기도 한 바기오에서의 한국음식 탐험 이였지만 한국이 그리워 지는 시점에서 정말 만족한 한주 였습니다.

필리핀 사람들도 한국음식을 많이 좋아 하기 때문에 어학연수시에 한국음식이 먹고 싶어 질 때 걱정은 안하셔도 되겠습니다.

슈퍼에서 장을 본 후 짐 들어주기 내기에서 진 친구의 쓸쓸한 뒷모습^^;